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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7

[인문] 끌림: 사랑으로 개화 불가능한 두근거림 스피노자에 따르면 사랑의 감정은 타자와 마주쳤을 때 발생하는 기쁨으로 설명된다. 그렇지만 타자로부터 유래한 기쁨은 꽃으로 만개할 수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만개하지 못할 수도 있다. 전자가 '사랑'이라는 감정이라면, 후자가 '끌림'이라는 감정이다. 스피노자의 영민함은 이 두 종류의 기쁨을 구별한다는 데 있다. 사랑과 끌림을 구분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우연'이란 말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정리할 수도 있겠다. 타자와의 마주침에서 발생하는 기쁨이 필연적일 때, 우리는 이 기쁨을 사랑이라고 한다. 반면 그런 기쁨이 우연적일 때, 우리는 그것을 끌림이라고 말해야 한다. 그렇다 사랑은 내게 필연적인 기쁨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게 사랑을 가져다주는 그 사람만이 나의 기쁨을 지속시켜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필.. 2020. 12. 27.
[인문] 두려움: 과거의 불행이 현재를 지배하는 슬픔 아래의 글에서 강신주는 두려움은 과거의 불행한 경험이 미래에도 일어날까 염려하는 감정이라고 한다. 과거에 쓰라린 아픔을 두 번 경험하고 싶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누구나 겪었을 과거의 고통이 현재에 자신이 생각하는 미래에 어떻게 개입하는지 생각해본다. 보통 과거의 고통으로부터 도피하는 경우가 많다. 내 아픈 경험을 상기하여 곱씹는 과정 자체에는 자신의 (게을렀거나 비겁했던) 추한모습이 동반되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일한 사건을 계기로 그 행위 자체를 금하게 되는 것은 슬픈 일이다. 예를들어 한 번의 지독히도 아픈 경험으로 인해 연애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인생이라는 그림을 채색함에 있어 중요한 색 한 가지를 빼버리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하여 때로는 죽음, 이별, 실직, 이혼, 가난과 같이 불편하.. 2020. 12. 21.
[인문] 회한: 다시 태어나도 그렇게 할 것처럼 살자 엎질러서는 안 되는 물동이를 엎질렀다는 슬픈 느낌, 이것만큼 회한의 감정에 대한 좋은 비유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우리는 더 이상 어쩔 수가 없다. 그렇지만 회한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다시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기를 소망한다. 순간의 결정이 이다지도 평생 자신을 따라다니며 삶을 슬픔에 물들게 할지는 몰랐던 것이다. 여기서 회한의 감정이 가진 한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그때는 내가 너무 미성숙했다.", "그때는 내가 너무나 나약해서 용기가 없었다." 이렇게 무기력과 비겁의 경험을 배경을 회한은 꽃피는 법이다. 역설적으로 회한에 빠진 사람은 이제 자신이 무기력과 비겁에서 벗어났다고 확신한다. 과거에는 무기력하고 비겁해서 물동이를 들지 못하고 물을 엎었지만, 지금은 충분히 성숙하고 강해져.. 2020. 12. 9.
[인문] 자긍심: 정체성 - 밀란 쿤데라 오늘은 북마크 해둔 강신주의 감정수업에서 '자긍심'편을 필사한다. 사랑이라는 건 상대의 장점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사랑을 토대로 사랑을 받는 타자는 자신의 장점을 볼 수 있고, 그것은 자긍심 함양의 계기가 된다. 누군가를 향해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준 경험 혹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경험을 한 번쯤 상기해봐도 좋겠다. 우리는 평생 내 뒷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타자는 너무나 쉽게 내 뒷모습을 볼 수 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간혹 이렇게 말할 것이다. "머리에 뭐가 묻었네요. 이리 와서 돌아봐요, 제가 털어 줄게요."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의 상의가 바지에서 빠져나와 있으면 나는 어김없이 그에게 그 사실을 일러 준다. 이건 뒷모습에만 해당되는 것은 .. 2020. 12. 3.
[인문] 조롱: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나쓰메 소세키 오늘은 북마크 해둔 강신주의 감정수업에서 '조롱'편을 필사한다. 평소에 일을 못 하나고 자신을 갈구는 직장 상사가 사장에게서 무능하다는 질책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면 우리는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혹은 똑똑한 척하는 얄미운 후배가 웬만한 사람도 하지 않는 중대한 실수를 저지를 때도 우리는 속으로 웃음을 참기도 한다. 아니면 성인군자인 것처럼 군림하면서 밥맛 떨이지게 행동했던 어느 지식인이 치명적인 스캔들에 빠질 때, 우리의 마음은 로또에 당첨된 것처럼 흥분되기까지 한다. 이것이 바로 조롱이라는 감정이다. 이렇게 자신이 미워하는 사람이 우스꽝스러운 실수를 할 때, 우리는 잠시 기쁨의 감정에 빠져들게 된다. "잘난 척하더니, 꼴좋네. 너도 별 수 없는 인간이야" 그렇지만 우리는 이 기쁨을 속으로만 품어야.. 2020. 12. 3.
[인문] 돈에 대한 고찰 - 강신주 한참 강신주 책을 읽었었다. 처음에는 유튜브에서 강연하는 영상으로, 이후론 책을 주로 읽었다. 주로 '사랑, 자본, 노예/주인의 삶'이라는 키워드를 즐겨 사용하는 철학과 교수인데, 강연도 제법 들어볼 만 하다. 본 포스팅에서는 그의 저서 '감정수업'에서 '탐욕'편에 쓰여진 돈에 대한 저자의 관점이 흥미로워 필사해본다. 스피노자의 감정에 대한 정의와 문학작품의 내용과 관련지어 설명하는 식으로 구성되어있다. 팔로우 하는 블로그에서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라는 책을 요약한 포스팅이 요 며칠 머리에 맴돌아 지인들과 대화도 나눠봤다. 얼마나 있어야 충분할까? 이에 대한 강신주의 관점을 살펴보자. (원래 예시나 문체가 강경하고 극단적이니 감안할 필요가 있음) 탐욕이란 부에 대한 무절제한 욕망이자 사랑이다. - 스.. 2020. 12. 1.
[인문]철학이 필요한 시간 - 강신주 한줄 리뷰: 프롤로그가 가장 멋진 작가, 이로인해 빨려들어갔다가 되돌려져 나온 느낌이다. 저술한 본서와 '감정수업' 중 한권은 완독해볼 만하다. P14. 프롤로그 라캉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느 내가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존재한다.” 쉽게 풀어보도록 하자. 여러분은 누구나 자신의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나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라캉에 따르면 불행이도 여러분이 생각하고 있는 여러분의 모습과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 여러분의 모습은 일치하지 않는다. 전자가 페르소나면, 후자는 맨얼굴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페르소나를 찢어버리고 맨얼굴이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오직 그럴 때에만 우리는 자신의 삶을 연기가 아니라, 삶으로서 살아낼 수 있기 때문이.. 2020.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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