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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TC

[철학] 사람들이 쇼핑 대신 섹스에 몰두하면 경제는 망한다.

by 흠지니어 2020.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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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사유해본적은 없다.

핑계를 대자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결혼관(일부일처제)/성적가치관(지고지순한 사랑)이 이미 보편화 되어 있었고,

그런 당연한 것에 대해 의문을 품어볼 필요는 없지 않은가? 라며 변호해본다.

'내가 왜 당연한 것 까지 일일히 사유해보아야 하는가?' 라며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역사적으로 위대한 철학자들은 항상 당연한것에 의문을 가지고 그것이 진정으로 타당한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던 사람들이다. (아쉽게도..)

 

섹스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간혹 경험 또는 생각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확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도 있어보인다.

최근에도 개인의 성적/금전적 욕망을 미끼삼에 함정을 파고, 그것을 빌미로 개인을 통제하는 사건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몸캠, 박사방 사건 등..)

 

또한 개인적으로 묻어두는게 능사가 아니라는 말에 동의를 하는 편이기 때문에 '섹스'라는 것에 대해 사상가들은 어떻게 사유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참조문헌: "사람들이 쇼핑 대신 섹스에 몰두하면 경제는 망한다" - 강준만 교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필요하지 않을 때는 너무나 귀찮게 방해를 하고, 가장 필요할 때는 너무나 짜증나게 실망시킨다."

프랑스 사상가 미셸 몽테뉴의 말이다. 자신의 성기에 대해 절망적으로 한 말이지만, 그는 사상가답게 이런 고상한 철학적 의미를 이끌어낸다. "우리 몸 중 한 군데라도 우리의 의지에 따라 일하기를 거부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 그리고 의짐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 생각해보라" 어디 성기뿐이겠는가. 과연 내가 내 몸의 주인인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의지를 따르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

 

"'섹스'를 인간성에 굴욕과 창피를 주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좀 더 점잖은 '에로스'나 '에로틱'이라는 낱말을 사용해도 좋다."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오스트리아 정신병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문명 속의 불만'에서 한 말이다. 선구적인 섹스 전문가로서 겪은 고통이 만만치 않았던 것 같다. 그는 "나도 처음부터 그렇게 할수는 있었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랬다면 수많은 반대를 모면할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소심함 때문에 양보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식으로 물러서다 보면 결국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처음에는 말에서 양보하지만, 나중에는 내용에서도 조금씩 양보하게 된다. 성을 부끄러워하는 것에 무슨 가치가 있는지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아담과 이브가 타락하자 그 벌로 그들에게 섹스가 주어졌다는 얘기가 있다."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이 1931년에 쓴 '섹스와 행복'이라는 글에서 한 말이다. "오늘날 그것의 작용을 지켜본 바로는 이 견해에 동의 하고 싶어진다. 내가 아는 청춘 남녀들 거의 전부가 섹스의 작용 때문에 이런저런 격통을 겪는다.

독자 여러분은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할 수 있는가? 나는 섹스와 그 결과들에서 고통보다는 기쁨을 더 많이 느낀다고"

 

이 말을 통해 우리는 러셀이 섹스를 별로 즐기지 못했다는걸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겟다. 섹스로 인해 기쁨보다는 고통을 더 많이 느낀다고 한들, 그 고통마저 즐기겠다는게 우리 인간 아닌가? 그걸 벌로 여길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성적 갈망은 남녀가 쓰고 있던 사회적 가변을 갑자기 벗겨내어 두 사람의 예의 바른 행동 아래 감추어져 있던 놀라운 동물적 측면을 드러냄으로써 삶의 매끄러운 일상을 격력하게 무너뜨린다." 오스트리아 작가 로버트 무질의 말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 인간은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성적 갈망을 강하게 통제해왔다.

 

"새로운 산업주의는 일부일처제를 필요로 한다." 이탈리아의 사상가이자 공산주의 이론가인 안토니오 그람시의 말이다. "노동자들이 무질서하고 자극적인 방식으로 아무 때나 성적 만족을 추구하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야 한다. '무절제'한 밤을 보내고 출근하는 노동자는 일터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격정적인 하룻밤의 날아갈 듯한 기분은 가장 완벽하게 자동화된 생산 라인의 규칙적인 움직임과 함께 갈 수 없다."

 

"사회는 경제적 질서에 필요한 규율을 만들기 위해 성욕을 통제한다." 독일 출신의 미국 철학자 허버트 마르쿠제가 '에로스와 문명'에서 한 말이다. "성욕에 대한 제약이 타당해 보일수록 그 제약은 더 보편적이 되고, 그럴수록 그 제약은 점점 더 사회 전체로 스며든다. 이 제약들은 객관적인 목표와 내재화된 힘이 되어 개인에게 영향을 미친다." 즉, 생산성과 효율이라는 이상을 위해 우리는 쾌락, 특히 성적 쾌락을 상당 부분 희생하도록 요구받는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쇼핑 대신 섹스에 몰두하면 경제는 곧 멈추고 말 것이다." 미국 문화비평가 로라 키프니스가 소피 사회의 요구를 언급하면서 한 말이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영문학과 교수 마리 루티는 이 말을 받아 이렇게 말한다. "마찬가지로 아내들이 자주 섹스한다면- 또는 침실 밖에서 섹스한다면-결혼제도가 마비되고 말 것이다. 전통적인 결혼의 이상을 지키는 데 성적으로 억압된 여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러나 겉으로만 그렇게 보일 분,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건 결혼제도의 틀 안에서 그런 통제를 벗어나는 데에 비상한 능력을 발휘해왔다.

 

"미국인들의 두 세대는 자신의 포드자동차 점화 코일에 대해 아는 것이 클리토리스에 대해 아는 것보다 더 많다. ... 이 시기의 아이들은 대부분 포드 T 모델 안에서 만들어졌다." 미국 작가 존 스타인벡이 소설 '통조림고장 마을'에서 한 말이다. 자동차가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이동 침대' 역할을 함으로써 '성 혁명'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자유로운 성관계를 폭증시킨 걸 두고 한 말이다.

 

"섹스를 하는 것은 피자를 주문하는 것과 같은 일이기에 당신은 지금이라도 당장 온라인으로 접속해 성기를 주문 할 수 있다." 영국 작가 에밀리 더벌리가 '가벼운 만남: 여성들의 캐주얼 섹스를 위한 가이드'에서 한 말이다. 

 

실제로 이런 섹스를 위한 웹사이트들은 "오늘밤엔 진짜 섹스 파트너를 만나세요!"라거나 "당신이 무엇을 원하든 바로 당신이 원할 때 하세요!"라는 슬로건으로 섹스에 목마른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물론 한국도 이런 캐주얼 섹스에선 결코 뒤지지 않는 나라다. 하지만 사람들이 쇼핑 대신 섹스에 몰두하면 경제는 망한다고 하니, 지속가능한섹스를 위해서라도 적당히 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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